왼쪽부터 한만성 지곡면장, 김기헌씨, 박상호 이장

 

서산시 지곡면(면장 한만성)에서 34년째 마을 주민간 송아지 기부가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산시 지곡면은 24일 대요리 정병욱(69세)씨가 자식같이 정성들여 키운 송아지를 이웃인 산성리 김기헌씨(68세)에게 전달하는‘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 기탁 송아지 입식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기탁받은 암송아지를 3년 동안 잘 키워 어미소로 키우고, 어미소가 암송아지를 낳으면 다른 농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랑의 송아지 릴레이’라고 불린다. 34년째 이어져 온 송아지 기부운동은 1980년대 후반 고향을 떠난 기업인 등을 중심으로 전국에 붐이 일었던 고향에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발단이 된 것으로, 농가소득 증대와 자립기반 조성을 돕자는 취지로 기업에서 암송아지를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대부분 지역에서 맥이 끊겼지만 지곡면만은 아직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40개 농가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헌씨는 “이번에 새 식구를 맞아들여 너무 기쁘다”며 “송아지를 잘 먹이고 키워서 3년 후에 다른 이웃에게 튼실하고 예쁜 암송아지를 선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장 박상호씨는 “나도 20여년전 기탁송아지를 기탁 받으면서 소를 사육하기 시작했고, 현재 30여마리 가량 사육하고 있다”며 “마을의 아름다운 전통 덕분에 큰 살림 밑천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만성 지곡면장은 “송아지 보내기 운동이 명맥을 유지한 곳은 전국에서 지곡면만이 유일할 것” 이라며 “이러한 미풍양속이 지속되어 농가 소득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고향이 잘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된 송아지 릴레이 기증사업이 이웃간에 대화 나누기도 힘든 각박한 사회속에서 고향의 정을 나누는 밑거름이 되면서, 주민들 사이를 더욱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충남뉴스큐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